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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유기농 사과로 담근 정통 프랑스식 시드르··· 시원하고 산뜻한 ‘여름의 술’-경향신문
농업회사법인 작은알자스 주식회사 충주지점 (ip:) 평점 0점   작성일 2020-02-28 추천 추천하기 조회수 42
도미니크 에어케와 신이현 작가 부부는 충주에서 직접 사과와 포도 농사를 지어 프랑스 농가의 전통 방식으로 시드르와 내추럴 와인을 만든다. 왼쪽 붉은빛을 띠는 술이 로제 스파클링 와인, 오른쪽 노란 술이 시드르다.

도미니크 에어케와 신이현 작가 부부는 충주에서 직접 사과와 포도 농사를 지어 프랑스 농가의 전통 방식으로 시드르와 내추럴 와인을 만든다. 왼쪽 붉은빛을 띠는 술이 로제 스파클링 와인, 오른쪽 노란 술이 시드르다.

더운 날씨가 술을 부른다. 여름엔 무겁고 독한 술보단 역시 시원하고 산뜻한 술이다. 맥주나 샴페인도 좋지만 시드르도 괜찮은 선택이다. 시드르(cidre)는 사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이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전통술인데, 한국에도 유기농 사과로 정통 프랑스식 시드르를 만드는 양조장이 있다. 충주 ‘작은 알자스’에서 만드는 ‘레돔 시드르’가 주인공이다.

샛노란 액체를 한입 머금으면 천연 탄산이 먼저 쏴하고 입천장을 두드린다. 딸기와 오렌지 향이 미세하게 코끝을 스친다. 꿀 냄새도 살짝 느껴진다. 과하지 않은 단맛, 균형을 잡는 산미, 삼킨 후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씁쓰름한 맛까지 한 잔에 품은 매력이 다양하다. 가볍게 즐기는 식전주(알코올 도수 6도)치곤 복합적이다.

신 작가가 시음에 곁들일 안주로 직접 만든 피자를 내왔다. 피자 도우를 반죽할 때 물 대신 시드르를 넣었다는데, 녹진한 단맛이 토핑으로 올린 신선한 채소와 잘 어울렸다.

신 작가가 시음에 곁들일 안주로 직접 만든 피자를 내왔다. 피자 도우를 반죽할 때 물 대신 시드르를 넣었다는데, 녹진한 단맛이 토핑으로 올린 신선한 채소와 잘 어울렸다.

레돔 시드르의 복잡미묘한 풍미는 제조 방식에서 나온다. 요즘 유행하는 내추럴 와인처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과일을 쓰고 인공적 요소는 최대한 배제한다. 보통 시드르는 압착한 사과즙에 효모를 넣어 발효시키고 탄산을 주입해 만든다. 레돔 시드르는 술 만들 때 사과 말고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 ‘와인의 영혼’이라고 부르는, 사과 껍질에 붙은 야생효모만으로 술을 발효시킨다. 그 효모가 과즙의 당분을 먹고 알코올로 만드는 과정에서 뀌는 방귀가 탄산이 된다. 그러니 제조 과정이 길다. 양조용 효모를 넣으면 1~2주면 끝나지만, 레돔 시드르는 늦가을 수확한 사과가 이듬해 봄 술이 되기까지 최소 다섯 달 이상 걸린다.

야생효모가 끝까지 살아 제 역할을 하게 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 과즙을 낼 때도 믹서 분쇄 대신 강판에 간다. 과육을 더 두껍게 가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사과 꼭지와 씨앗을 분리해 잡맛이 나는 걸 방지하고 과일 고유의 맛과 향, 영양소도 살릴 수 있다. 효모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부드럽게 압착한 사과즙은 겨우내 발효 상태를 봐가며 수십번씩 저장탱크를 옮겨줘야 하고, 적절한 시점에 병으로 옮겨 2차 발효를 진행해야 마시기 알맞은 탄산을 품는다.

모든 게 수작업이라 생산량도 적다. 지난해엔 3500병을 만들었다. 야생효모가 전적으로 술맛을 좌우하니 일정한 품질 관리가 어렵지만 그 우연성이 오히려 매력이 된다. 만드는 이도 그해 농사지은 과일의 장단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술을 만드는 게 목표라 한다. 그게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사과 당도가 떨어지면 설탕을 넣어 술을 빚는 게 아니라 그해 농사의 개선점을 고민한단다. ‘술은 농업의 꽃’이라는 격언을 실천하는 근본주의자의 자세다.

병 속에서 발효 중인 시드르의 상태를 확인하는 프랑스 농부 도미니크 에어케

병 속에서 발효 중인 시드르의 상태를 확인하는 프랑스 농부 도미니크 에어케

레돔 시드르는 프랑스 출신 농부 도미니크 에어케(50)와 아내 신이현 작가(54)의 작품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도미니크는 소설을 쓰는 신 작가와 1990년대 후반 파리의 친구 집들이에서 만나 2003년 결혼했다. 농촌 생활을 꿈꿨던 도미니크는 뒤늦게 농업학교에 들어가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를 배웠고 고향인 알자스의 와이너리에서 실무를 익혔다. 2016년 한국에 정착한 두 사람은 충주의 한 과수원을 빌려 직접 사과농사를 지으며 시드르를 만들기 시작했다. 도미니크의 애칭을 따 ‘레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시행착오가 많았다. 도미니크는 프랑스에서 배운 대로 땅과 나무를 함께 살리는 일종의 순환농법인 ‘생명역동농법’을 시도했는데, 잡초 뽑고 약 쳐가며 키운 한국 사과나무가 단시간에 적응하긴 힘들었다. 병충해가 심해 첫해엔 울며 겨자 먹기로 풋사과를 서둘러 따 술을 담기도 했다. ‘이상한 짓’ 한다고 주변 눈총도 많이 받았다. 발포주를 담는 병은 높은 기압을 견딜 수 있게 튼튼해야 하는데 병을 잘못 구입해 다 만든 술이 폭탄 터지듯 줄줄이 폭발하는 일도 있었다.

도미니크 에어케가 알록달록 예쁘게 꾸민 작업실에서 시드르의 당도를 측정하고 있다.

도미니크 에어케가 알록달록 예쁘게 꾸민 작업실에서 시드르의 당도를 측정하고 있다.

두 사람은 최근 수안보에 약 6000㎡(1800평) 규모의 농지를 구입했다. 자연에 순응한다는 철학대로 농사짓고 술 빚으려면 온전한 내 땅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새 과수원엔 양조용 포도를 많이 삽목해놨다. 리슬링, 샤도네이 같은 외국 품종도 있고 국산 청포도 품종 ‘청수’도 심었다. 앞으론 시드르 외에도 다양한 내추럴 와인을 만들 계획이다.

작은 알자스가 현재 판매하는 제품은 레돔 시드르(3만2000원)와 제천 캠벨 포도로 만든 ‘레돔 로제 스파클링’(3만8000원) 두 종류다. 신 작가는 “레돔 시드르가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여성 같은 이미지라면, 로제 스파클링은 잘 치장한 여성처럼 화려하고 달콤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드르는 여름철 식전주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데 튀김이나 전 같은 기름기 있는 한국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홍어찜이나 돼지고기 요리와도 궁합이 좋다.

이달 중에는 속이 빨간 사과 ‘레드 러브’로 만든 시드르와 머루포도로 만든 레드와인, 청포도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도 출시될 예정이다. 작은 알자스에서 만드는 술은 직접 방문하거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충주의 양조장 ‘작은 알자스’ 숙성고에서 익어가는 시드르

충주의 양조장 ‘작은 알자스’ 숙성고에서 익어가는 시드르

‘작은 알자스’는 이달 중에 속이 빨간 사과 ‘레드 러브’로 만든 시드르(왼쪽)와 청포도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가운데), 머루포도로 만든 레드와인(오른쪽) 등 신제품 3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작은 알자스’는 이달 중에 속이 빨간 사과 ‘레드 러브’로 만든 시드르(왼쪽)와 청포도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가운데), 머루포도로 만든 레드와인(오른쪽) 등 신제품 3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술을 빚는 양조장이 2000곳이 넘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전통주인 막걸리와 청주·소주, 그리고 와인에 맥주까지 우리땅에서 난 신선한 재료로 특색 있는 술을 만드는 양조장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이 전국 방방곡곡 흩어져 있는 매력적인 양조장들을 직접 찾아가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맛좋은 술은 물론 그 술을 만들며 고군분투한 사람들, 술과 어울리는 해당 지역의 음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 맛난 술을 나누기 위한 제보와 조언도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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