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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충주산 사과’로 ‘시드르’ 만들어내는 프랑스 와인 전문가[농민신문]
농업회사법인 작은알자스 주식회사 충주지점 (ip:) 평점 0점   작성일 2020-02-28 추천 추천하기 조회수 61
한국의 프랑스인 농부 도미니크가 직접 만든 사과와인 시드르의 효모 발효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 사과와 사랑에 빠진 프랑스 와인 전문가 도미니크

직접 땀 흘려 키운 ‘충주산 사과’로 유럽산 버금가는 ‘시드르’ 만들어내

2017년 아내와 함께 한국에 들어와 ‘사과농사 지어 시드르 만들자’ 결심

눈코 뜰 새 없이 생산·가공에 몰두

사과 으깬 뒤 착즙…당이나 효모 넣지 않고 발효시킨 ‘내추럴와인’

도수 낮고 탄산감…봄·여름에 ‘딱’ 지난해 생산량 SNS 통해 완판

“지역특화 시드르 많이 생산됐으면”
 


“시드르라고, 사과술이에요. 일종의 사과와인이죠. 유럽에서 흔히 만들어 마시는 것인데 새콤달콤한 한국 사과로 만들면 유럽 어느 나라 못지 않은 시드르가 나와요.”

최근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고 있는 농부가 있다. 충북 충주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사과와인을 만드는 프랑스인 도미니크 에어케(50)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와인의 본토’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출신 와인 전문가가 한국 사과로 와인을 만든다는 점, 그리고 최근 세계 와인시장의 최대 이슈인 내추럴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추럴와인은 포도나 사과 등 원재료에 당이나 효모를 첨가하지 않고 과일 자체의 당과 효모로만 발효시켜 완성하는 와인이다.

그가 한국에 온 것은 2017년. 한국인 아내 신이현씨(54)와 프랑스에서 지내다가 농부로 살기 위해 왔다.

“남편이 원래 컴퓨터 관련 일을 했는데 그만두고 프랑스농업학교에서 와인제조를 전공했어요. 졸업하더니 농부로 살겠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한국으로 가자 그랬죠. 평생 프랑스 농촌에서 살 자신이 없었거든요.”

농부로 살 수 있다면 어디라도 좋았던 그는 아내의 의견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한국에서 사과농장을 시작한 것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와인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포도농사를 생각하기도 했는데 한국에는 이미 포도와인을 생산하는 농가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생각이 사과에 닿았어요. 사과와인 시드르를 생산하는 농가는 없었거든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포도로 만든 와인만큼이나 흔하게 마시는 와인이 시드르다. 사과를 으깬 뒤 착즙해서 발효시켜 만드는데, 알코올 도수가 6도 안팎으로 가볍고 탄산감이 있어서 봄·여름에 어울리는 와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사과가 과일의 대표로 불릴 만큼 흔한 데다 향과 맛도 충분히 좋지만 시드르를 생산하는 농가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과농사를 지어 시드르를 만들자”고 부부는 의견을 모았다.

농부가 처음인 부부에게는 농사도 가공사업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좋은 과실을 얻는 농사 말고 땅과 자연을 살리는 농사를 짓고 싶은 남편은 생명역동농법으로 농사짓느라 봄부터 가을까지, 해가 뜰 때부터 저물녘까지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일해야 했다. 수확이 끝난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와인 만들기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첨가물을 넣지 않는 내추럴와인의 특성상 제조과정을 제어하기가 힘들어 와인을 만드는 내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으니 겨울이라고 편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아내는 온갖 서류와 씨름해야 했다. 와인을 만들어 판매하려면 생산시설을 들이고 허가도 받아야 하는 등 해결할 일이 많았다. 그 모든 일을 한국어가 서툰 남편 대신 아내가 떠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냥 프랑스에서 살자고 할 걸, 괜히 한국에 오자고 해서 이 고생이다.’ 살짝 후회도 했었다.

하지만 안팎으로 좌충우돌하는 중에도 남편의 이름 도미니크의 첫자를 따서 <레돔(Les Dom)>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SNS를 통해 지난해 생산한 시드르를 다 판매할 만큼 소비자들의 호응도 얻어냈다. 이렇게 ‘한국에서 농부되기’의 1단계 정도는 넘긴 것 같으니 이제 더 기운내서 새로운 사과 품종으로 새로운 시드르도 생산하고, 내친김에 포도 재배도 시작할 계획이다.

도미니크가 충주산 사과로 만든 시드르 ‘레돔’.

<레돔>을 시작으로 지역별 사과의 특성이 담긴 시드르가 생산돼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다는 부부. 오늘도 ‘한국의 프랑스 농부’의 집은 부글부글 효모 끓는 소리와 와인 익는 향기로 가득하다.

충주=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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